이 글은 2017년 현재 분단체제하 북한이탈주민들에 대한 타자화가 단지냉전적 분단정치의 산물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적 주체형성과 맞물린 보다 복잡한 문화 정치의 산물임을 논의한다. 세계적 냉전체제 해체 이전남북한 간 경쟁이 지배적이던 시기 한국사회로 들어온 “귀순용사”들은그 자체로 남한의 우월성을 입증하는 존재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고난의 행군 이후 남한의 신자유주의 체제로 들어온 다수의 북한이탈주민들은 자본주의 체제에 적합한 주체/시민(deserving subject/citizen) 으로 재탄생해야 할 임무를 부여받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정부뿐 아니라활동가, 전문가 등 다양한 민간 행위자들이 “사회적 통치”에 참여해왔다. 북한이탈주민들을 신자유주의 체제에 적합한 시민, 즉 “자립자활능력”과“책임성”을 갖춘 주체로 재구성하기 위한 사회적 통치의 과정에서, 사고, 행동방식, 감정, 말투 등 이들의 몸과 마음에 새겨진 북한적 표식은적국의 흔적으로서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한국사회의 시민이 되기에 부적절한 특징들로 대두되었고, “탈북자 심리”는 교정과 치유의 대상으로구성되었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이 논문은 분단체제가 그 자체로 고정된정치적 공간이 아니라 자본주의와 연동하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마음의 상태, 새로운 통치의 정서들을 구성해 나가는 시스템임을 고찰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