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오늘날 한국 사회 내에서 ‘외국인’보다 더 낯선 타자로 치부되고 있는 ‘탈북자’에 관한 고찰을 통해 ‘타자’의 ‘타자성’에 관한 사유를 시도하고 있다. 이때 주된 연구 대상은 ‘탈북자’라는 소수자 내에서 또다시 ‘여성’이라는 중첩된 타자화를 요구받고 있는 ‘탈북 여성’들이다. 이들은 젠더· 자본· 계급에 의해 발생하는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최근의 한국 소설 내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인물군(群)이다. 본고는 이러한 탈북 여성들이 남한의 기성 작가, 실제 탈북을 경험한 북한 출신 작가, 나아가 조선족 출신 작가의 작품들 속에서 어떤 식으로 형상화되고 있는지를 비교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남한 작가들의 작품에 그려진 탈북 여성들은 동정과 연민이라는 시선 속에 정형화되고 있음이 지적된다. 이는 주체에 의해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타자에 관한 사유라는 점에서, 탈북 여성들의 문제를 동질화시킨다는 문제를 야기한다. 반면 실제 탈북을 경험한 작가의 작품에서는 탈북 여성들 내부에 존재하는 다층적인 균열을 통해, 탈북 여성들이 ‘타자’라는 이름 안에서 동질화될 수 없음을 확인하였다. 마지막으로 조선족 출신 작가의 작품에서는 ‘타자(조선족)’가 바라보는 ‘타자(탈북자)’의 문제를 통해 ‘타자’가 지닌 무수한 균열과 틈새, 그 규정될 수 없는 ‘타자성’의 본질을 드러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