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역사장편소설 『울릉도』는 2006년 5월에 『독도지킴이 안용복』으로 남한에 소개되었다. 이 시기를 전후하여 한동안 잠잠했던 독도에 대한 일본의 도발이 다시 시작되었고 북한 매체들도 대일 비판에 가세하여 모처럼 남과 북이 대일 문제에 일시적인 공동보조를 취한 적이 있다. 리성덕이 집필한 『울릉도』는 김정일 체제가 본격화 된 1990년 2월 평양에서 출간되었다. 남한에서 『독도지킴이 안용복』으로 제명을 바꾸어 소개된 것은 독도 영유권을 둘러싼 한․일 간의 분쟁에 북한 역사․문학계가 민간 차원에서 대일 공조에 참여한 상황과 유관하다고 볼 수 있다. 『울릉도』는 일본의 독도 침탈 행위에 대한 북한 체제의 대외적 관심과 북한 주민들에게 유포하는 역사교양 소설로서의 체제 내적 의미가 있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로 인하여 남․북한이 영토문제에 대해 역사적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형성해왔는가와 북한에서의 창작 배경 및 목적과 분리하여 논의할 필요가 있다. 『울릉도』의 주인공 안용복은 대마도주의 간계와 이에 결탁한 부패하고 무능한 관료로부터 시련을 겪지만 결국 울릉도에서 왜인을 내쫓은 영웅으로 기억한다. 동시에 안용복은 북한의 관료주의 병폐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역사 속에 ‘숨은 영웅’이다. 『울릉도』는 방대한 사료를 인용하면서 안용복의 도일 행위의 정당성을 뒷받침한다. 사료를 해석하는 작가적 논평은 북한 체제의 역사관이자 정견이기 때문에 주목을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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