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5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비이성적’ 갈등이 폭발 이전까지 ‘세계외교의 기적’으로까지 불렸던 한·중 관계는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경제 분야나 사회문화 등 교류에서는 확실한 성과를 거두었지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핵심 목표는 북핵 문제의 악화로 오히려 더욱 복잡하게 꼬이고 있다. 사실 사드를 둘러싼 갈등 폭발은 이미 예정된 결과였다. 이는 양국 관계가 처음부터 제도적으로나 전략적으로 공감대를 찾기 어려운 북한의 존재라는 이질적 요소와, 해결하기 쉬운 것부터 협력하면서 어려운 문제를 풀어가자는 선이후난(先易後難)적 사고를 가지고 출발했기 때문이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 요인에 의도적으로 둔감했던 양국이 그동안 정치·외교·안보·군사적 측면에서는 전혀 위기를 관리하거나 해결을 도모하는 메커니즘을 수립하지 못했고 지금은 출구를 찾기 어려운 고차방정식으로 진화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은 구조적으로 중국의 부상이 심화되면 될수록 미중 관계 사이에서 고민이 깊어지는 구조에 봉착해 있다. 한·중 간 사드문제는 앞으로 다가 올 다양한 문제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 양국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본질적 문제가 그동안 피해왔던 북한/북핵 문제에 있는 것이 밝혀진 이상 이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교환할 시기가 되었다. 더 이상 상대방의 양보나 태도 변화만 기다리면서 갈등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 진솔한 의견 교환을 통해 실리적인 한·중 관계의 새로운 기점 정립을 통한 질적 변화를 도모해야하는 ‘신창타이’, 즉 새로운 기준을 찾아야하는 변화의 시대를 맞고 있음을 인지하고 과거와는 다른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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