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183명의 전남지역 학도병들은 극도의 열악한 조건 속에서 단 9일 간의 기초훈련만 받고 M1소총에 의지하여 북한군의 진로를 차단하기 위하여 급히 하동 화개전투에 투입되었다. 이 전투에서 학도중대는 70명이 전사 또는 실종됐으나, 적군의 침공을 적어도 12시간 이상 지연시키는 전과를 거두었다. 하동-진주-마산을 거쳐 부산 점령을 목표로 했던 북한군 정예군의 진로를 1주일 이상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는 낙동강 최후방어선 전열구축에 필요한 절체절명의 시간을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한마디로 이들 학도병이 펼친 화개전투는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을 구하기 위하여 기꺼이 희생한 위대한 영웅들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었다. 한국전쟁사에 길이 길이 남을만한 명장면이 아닐 수 없다. 학도병들이 감당한 ‘초과의무(supererogation)’는 시민사회의 성숙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는 점에서 학도병들의 영웅적인 활동상을 발굴하여 널리 선양하는 것은 매우 귀중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우리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사회적 갈등과 분열로 인하여 내적 안보위기를 겪고 있다. 이러한 때 호국정신이 절실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나라사랑교육 강화를 통해 학도병들의 영웅적 업적과 희생정신을 강조하면서 호국정신을 함양하는 데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 호국정신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국민통합에 기여함으로써 우리의 내적 안보를 강화하고 평화통일을 앞당기는 훌륭한 소프트파워 국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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