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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 디아스포라와 재일조선인 간첩의 표상

Diaspora of inter-Korean division and Representation of Spies of Korean residents in Japan

상세내역
저자 허병식
소속 및 직함 동국대학교
발행기관 동악어문학회
학술지 동악어문학
권호사항 (73)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19-142
발행 시기 2017년
키워드 #분단 디아스포라   #간첩의 표상   #간첩   #재일조선인   #반공주의 이데올로기   #허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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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간첩이 분단 디아스포라를 상징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북한과 남한 사이에 끼인 존재로 일본이라는 타자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재일조선인의 위치는 그 분단 디아스포라의 가장 깊은 모순을 드러내는 자리에 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반공주의를 통해 대중들의 감수성을 규율하고 장악하려 했던 남한 정권의 전략이 간첩과 관련된 여러 표상과 서사를 생산하고 있었다면, 그 간첩의 표상 중에서도 가장 상징적인 존재로 떠오른 대상들은 재일조선인이라는 이방인들이었다. 재일조선인 간첩의 이야기는 분단 디아스포라의 표상인 간첩이라는 혐의가 재일조선인에게 벗어날 수 없는 질곡이라는 점을 알게 해 준다. 본래 간첩이 사이를 들여다보는 존재를 의미했다면, 재일조선인이야말로 냉전기 남한의 극우반공 사회의 분위기 속에서 남과 북의 틈새에 끼인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반공국가 구성의 과정에서 버려진 존재들이었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고 소속을 상실하여 간첩의 협의를 지니게 된 자들이었다. 80년대 이후의 한국문학은 재일조선인 간첩만들기에 대한 이데올로기 비판을 수행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행보를 보여주었다. 윤정모의 『님』은 당대에 만연한 반공주의가 재일조선인의 표상에 어떻게 작용하고 있는가를 분명하게 제시한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재일조선인과 관련된 두 개의 국가, 남과 북의 존재를 인정하려 하면 할수록, 그들이 살고 있는 나라인 일본에 대한 적대는 더 심각해진다. 은희경의 『마이너리그』는 유신세대의 성장기와 인생유전을 조명하며 재일조선인 간첩단 사건을 냉소적으로 첨부한다. 반공주의와 더불어 성장기를 보낸 인물들의 삶의 조건 속에서 재일조선인 간첩단 사건의 에피소드는 시대에 대한 풍자와 더불어 인간 삶의 한없는 초라함을 조명하는 도구로 작동하고 있다. 조해진의 「사물과의 작별」은 반공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비판을 수행하면서도 80년대 소설인『님』이 보여주고 있는 완강한 민족주의 정서를 벗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