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종합대학 예비과는 1946년 10월 설립되었다. 예비과는 중등교육을 받지 못하고 학령기가 지난 노동자·농민 출신 자녀 중 ‘혁명성’과 ‘당성’이 투철한 학생을 선발해 중등-고등교육을 제공하는 과정이었다. 김일성종합대학은 초기에 ‘근로인민의 대학’으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웠는데, 예비과는 이를 상징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제도였다. 또 조선로동당이 북한 사회를 ‘노동자·농민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목적에 부합하는 정책이었다. 예비과는 성인중학교와 함께 성인들의 중등교육공백을 해소하는 역할을 함으로써, 북한 중등의무교육제의 기반을 마련하였다. 한국전쟁기 12개 주요 대학에 설치된 특설예비과는 전쟁 후 대학 운영을 정상화시키기 위한 준비과정으로 기능했다. 특설예비과 덕분에 북한 대학들은 빠르게 정상화되었고, 전쟁 후 북한 사회는 국가건설에 매진할 고급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덜 수 있었다. 현재까지 관련 연구가 많지 않지만, 예비과는 초기 인테리-교육 정책으로서 중등의무교육제 형성에 기여했으며, 북한정권이 지향한다고 말하는 새로운 노동자·농민 중심 정권의 정당성을 내세울 수 있는 상징적 조치로서 중요성이 재평가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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