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후 탈북민들은 남북한 체제경쟁과 국제 환경의 변화에 따라 한국 정부에 의해 ‘귀순용사, 귀순 북한동포, 북한이탈주민’ 등 다양한 이름으로 호명되어왔다. 이러한 시대적 맥락에 따른 호명의 변화는 탈북민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통치성(governmentality)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행연구에서는 탈북민들을 향한 한국 정부의 통치성의 성격과 효과에 대해 문제 제기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는 푸코의 통치성 이론에 기대어 탈북민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통치성 및 그 특징에 대한 분석을 시도하였다. 연구의 결과는 다음과 같다. 한국 정부의 ‘착한 이웃’ 만들기 프로젝트는 탈북민들의 부정적인 이미지 개선을 목적으로 시작되었고, ‘착한 이웃’ 호명은 탈북민들에게 한국을 배우고 이들이 지닌 북한적(北韓的) 특징들을 은폐하도록 요구한다. 여기서 가장 많이 강조되는 메시지는 ‘탈북민 자립과 자활’이며, 이는 탈북민들을 복지의존자형에서 벗어날 것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자기 기업가형’, 즉 ‘신자유주의적 호모 에코노미쿠스’로 거듭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탈북민들이 한국사회에서 경험하는 구조적인 차별은 언급되지 않거나 은폐되며, 이들이 한국사회 적응과 경제활동에 실패하는 원인을 오로지 개인의 의지박약과 불성실함의 문제로 귀결시킨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