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일본 제국주의와 독일 제국주의를 통해 기억이 갖는 기능성을 이해하기 위해 특정 사례를 교차시키면서 국가 이데올로기의 현현 방식을 검토해 본것이다. 여기에서는 첫째, 일본 제국주의 최고의 프로파간다였던 리샹란과 최승희의 사례를 검토했다. 이들은 제국 일본이 패전함에 따라 중국에서 ‘한간’과 ‘친일’로 몰리며 처형의 위기에 처했다. 그러나 리샹란은 자신의 과거를 참회하고세계 평화를 위해 복무했던 것이 결국 일본 전후 평화주의⋅민주주의에 기여한셈이 되어버린 데 비해 해방 이후 월북한 최승희는 북한 정치체제의 프로파간다를 수행함으로써 냉전 이래 현재까지 남북한에서 상이한 평가를 받게 되었다. 둘째 독일 제3제국 최고의 프로파간다였던 레니 리펜슈탈은 전후 독일에서 명예를 회복했음에도 끝까지 나치의 프로파간다였다는 오욕의 이력을 벗어버리지 못했던 데 비해 마를레네 디트리히는 2차 대전 중 자신의 조국인 독일을 저버리고 연합군의 프로파간다를 수행했던 탓에 패전 독일에서 조국의 반역자로 낙인 찍혔지만 냉전시대를 경유하면서 나치 제국을 거부했다는 점에서 후대에 긍정적인평가를 받았다. 양차 세계대전과 냉전시대를 경유하면서 이 네 인물이 겪은 국가에 대한 반역과 영광을 횡단한 경험에 대해 후대의 평가는 각각의 내셔널 히스토리를 근본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미래의 공통과제를 부여한다. 이들의 사례는 제국주의 시대에서는 충만해 보였던 프로파간다가 전후에는내셔널리즘을 횡단하는 이율배반을 겪으면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인종, 젠더, 민족의 경계와 횡단을 고민할 때 유효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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