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전략의 전술화(tacticization of strategy)’의 개념을 중심으로 김일성의 6·25전쟁 수행 전략을 분석하는데 목적이 있다. 전략의 전술화란 하위수준의 전술적 사고가 전략의 논리를 지배하는 경향을 말한다. 본 논문은 ‘전투처럼 전쟁을 수행하고자 했던’ 김일성의 전술편향의 사고방식이 희망적 사고에 기초한 군사적 모험주의와 개전의 ‘오판’을 촉진시켰고, 그것이 전쟁수행과정에서 나타난 전쟁의 마찰을 충분하게 계산하지 못하도록 한 결정적 요인이었음을 주장하고자 한다. 전술이 전략을 대체할 시 전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최적의 수단이 선택되기 보다는 단기적 전술적 목적, 전투의 승리에 초점을 맞추어 전략수단이 운용된다. 이에 따라 군사전략은 전쟁의 목적이 아닌 ‘전투에서 승리’에 집착하게 되고, 이것이 전쟁의 승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김일성이 전격전을 통해 속승을 달성할 수 있다는 과도한 믿음은 다른 모든 정치적, 전략적 고려요소들을 압도하고 전쟁을 전투로 단순화시켜 버렸다. 그럼으로써 북한 내에서는 국제정세의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단순한 군사주의가 등장하게 되었고, 개전만 하면 전쟁이 자신의 뜻대로 수행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 사고가 형성되었으며, 이것이 결국 김일성의 적극적인 개전요구로 연결되었다. 본 논문은 ‘전격전의 신화’에 대한 단순한 군사적 사고가 군사적 모험주의를 부추겼고, 이것이 국제정세와 전쟁의 마찰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전쟁을 개전하게 된 중요한 요인이 되었음을 규명하는데 주요 목적이 있다. 본 논문은 김일성이 단순히 ‘스탈린의 대리자’라는 전통주의적 관점과는 달리 소련이라는 구조적 제약에도 불구하고 제한된 범위에서의 독자적 전략을 견지했던 것으로 간주한다. 본 논문에서는 한국전쟁이 스탈린, 마오쩌둥, 김일성의 ‘3자 합작품’이라는 쑤이(D. Tsui)의 견해, 그리고 소련의 대미 세계전략의 일부로서 규정되는 ‘스탈린의 전쟁’이라는 션즈화의 견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김일성은 대남 군사전략은 스탈린의 전면적인 개입과 승인 하에서 가능했음에도 불구하고 김일성은 소극적인 현상유지적 리더십에 국한되지 않았었다. 김일성은 늦어도 1949년 이후 부터 무력 적화통일에 대한 야심을 지속적으로 드러냈으며,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전략적 독자성을 적극적으로 피력하였다. 김일성은 적어도 개전과정에서 ‘촉진자’ 역할을 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이러한 관점 하에서 한국전쟁 결심과정을 분석할 때 북한의 전쟁수행에 대한 전략문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조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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