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패러디와 담론의 측면에서 연구한 것이다. 최인훈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박태원의 동명의 텍스트를 패러디한 것으로 텍스트의 구조는 구보의 ‘하루’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최인훈의 구보는 박태원의 구보의 하루를 16번이나 반복하나 의미의 미끄러짐이 있다. 이는 두 작가가 자신이 살던 각 시대를 자본주의 근대로 이해했으나, 이를 다른 방법으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전자가 모더니즘의 기법을 사용하여 내적 총체성을 구현하려 했다면 후자는 포스트모더니즘의 기법으로 미결정적이고, 열려진 세계관을 반영하고자 했다. 최인훈 텍스트는 지식인담론과 분단디아스포라담론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는 담론주체와 지배이데올로기와의 관계에서 보면 비동일성담론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인으로서의 구보는 당대 사회가 제국주의의 식민성에 의해 지배받고 내부식민화가 진행되고 있음을 알고 있으나 구체적 저항이 없으며, 분단디아스포라로서의 구보 또한 분단이 강대국의 이권에 의해 만들어졌으며 남북한의 대화 또한 강대국의 논리에 의해 좌우됨을 인식했으나 저항적 주체로 서지 못한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