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소설가 최인훈의 대표작 「광장」, 『회색인』, 『화두』에 나타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살핀다. 최인훈은 한국현대소설사를 수놓은 어느 작가보다도 이데올로기, 역사, 사상 등에 대해 깊이 있는 인식과 폭넓은 이해를 펼쳐 보인 바 있다. 특히 그는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의 장단점, 그 이상과 모순, 이론적 취지와 한계에 대해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이 점은 그가 해방직후 북한사회를 직접 체험했다는 사실과 더불어 동시대의 어떤 작가보다도 이념과 사상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고뇌한 지적인 작가라는 점과 연관된다. 최인훈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광장」, 『회색인』, 『화두』에는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혁명에 대한 심도 깊고 다양한 언급이 등장한다. 이 소설들에는 주인공의 이념적 사색과 역사와 사회에 대한 성찰이 중요한 요소로 서술되어 있는바, 그 중에서도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대화와 사유가 커다란 비중을 차지한다.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최인훈의 비판과 성찰은 그 사회가 억압하거나 은폐하고자 하는 것들을 무의식적으로,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역할을 수행했다. 초기작 「광장」에는 주인공 이명준을 통해 마르크스주의와의 만남의 풍경과 북한사회주의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드러나 있다. 『회색인』은 북한시절 사회주의 체험과 함께 혁명이 변질된 사회주의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묘사한다. 『화두』에서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한 서술과 관심은 한층 확대된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다양한 단상, 소련사회주의에 대한 성찰, 스탈린주의에 대한 비판 등이 펼쳐진다. 한 사회가 억압하고 있는 이념과 사상에 대한 성찰을 통해 그 사회의 현실과 모순을 근본적으로 되돌아보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 바로 이 점이 최인훈의 소설이 지닌 미덕이자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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