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종편채널의 통일논의 탈북민 출연 오락프로그램이 생산하는 북한이미지와 그 이미지 생산방식을 검토한다. 언론이 생산하는 북한이미지에 관심을 둔 기존 연구는 보수적 성향의 언론이 북한의 정치ㆍ경제ㆍ군사 문제에 주된 관심을 두고 북한을 부정적으로 묘사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종편채널은 보수언론사를 모(母)회사로 두지만 탈북민을 오락프로그램으로 초대하여 북한의 ‘일상’과 문화, 음식, 밥상, 놀이 등을 조망한다. ‘일상’은 사적이고 사소한 것으로 보이며 정치적ㆍ이념적 시각에 상관없이 중립적인 관점에서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이다. 따라서 이 연구는 종편의 탈북민 출연 오락프로그램이 북한의 일상적ㆍ미시적 측면을 부각시키면서 새롭게 생산하는 북한이미지에 주목했다. 채널A가 방송하는〈통일준비 생활백서, 잘 살아보세〉의 서사를 분석한 결과, 해당 프로그램이 북한을 ‘여성화’하고 ‘미성숙한 존재’이자 ‘전근대적인 세계’로 묘사하며 궁극적으로 향수와 낭만의 대상으로 의미화한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로써 북한을 한국 사회가 경험하는 자본주의의 병폐를 치유할 수 있는 마법적 존재로 위치시키면서도 동시에 후진적이고 열등한 타자로 규정했다. 결국 통일을 논의하겠다는 종편채널의 오락프로그램은 북한의 일상에 관심을 두는 ‘문화적 전환’(cultural turn)을 시도하면서도 자국우월주의라는 보수적 정치성을 고수하고 수용자에게 이를 전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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