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북한문학의 지배 담론과 실제 텍스트의 균열 양상을 고찰하기 위해 해방에서 한국전쟁기까지(1945~1953)에 이르는 양면적 평가의 대표 작품으로 한설야의 「모자」(1946), 이태준의 「호랑이 할머니」(1949), 김남천의 「꿀」(1951)을 선별하여 구체적으로 분석하였다. 한설야의 「모자」(1946)는 발표 당시에 ‘조소 친선’이라는 주제의식이 긍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소련군 병사의 동요하는 내면 등을 포함하여 작품 내적 리얼리티의 훼손이 비판된다. 이태준의 「호랑이 할머니」(1949)는 분단 이후 북한 사회 현실에서 문맹 퇴치 사업의 성과를 조명하지만, 인물 성격의 과장성이 비판되고 확대되면서 근로 인민에 대한 모독과 제도의 비방이라는 비난에 이르게 된다. 김남천의 「꿀」(1951)은 한국전쟁기에 부상병의 독백이 새로운 전형으로 고평되다가 센티멘털리즘에 젖은 패배주의적 반동성의 작품이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문학은 담론적 강제 속에서도 시대와 길항하며 문학적 입지와 외연을 끊임없이 다양한 해석의 지대로 끌고 가는 다성성의 장르에 해당한다. 따라서 ‘종자’의 차원이 아니라 레토릭의 수준에서라도 지속적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를 조망하며 시대적 모순을 착목하게 되어 있다. 본고는 북한문학 작품 중 시대와 길항하는 작품이 지배 담론 생산자들에 의해 상찬과 비판, 선택과 배제의 경쟁 속에서 드러내는 균열과 틈새를 들여다보았다. 그 균열적 틈새에 대한 주목이 남북한 통합문학사를 기술하기 위한 밑돌로서 남북한의 문학적 차이를 점검하면서도 북한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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