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1960년대 조선미술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 『조선미술』을 모태로 전개된 북한 조선화단의 색채 논쟁을 검토하여 북한식 조선화의 전형과 특이성이 생성된 양태를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960년대 북한 조선화단의 색채 논쟁은 처음에는 수묵화에 반대하면서 채색화를 옹호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이후 고유색을 옹호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색채 수준에서 인상주의로 대표되는 자연주의, 기록주의에 반대하는 사회주의리얼리즘 회화를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것이 바로‘ 고유색’이었다. 하지만 이내 고유색의 개념적 성향에 반대하면서 자연색을 옹호하는 반론이 제기되었고, 논쟁의 전개과정에서 고유색은 공식적으로 부정되었다. 1960년대 중반 이후에는 사실주의의 한계선을 견지하면서 화가가 현실에서 경험한 감동, 곧 그가 자신의 대상에서 받은 충격의 크기를 강렬한 색의 대조와 채색의 절대량으로 나타내야 한다는 논의가 대세를 이루게 된다. 북한 조선화단의 색채 논쟁이 “색량을 절대적으로 증가시키는” 방식으로 귀결된 것은 새로운 생활에 부합하는 현대적 미감을 구현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소위 천리마시대 기계산업화의 속도에 맞춰, 그리고 고조되는 노동의 강도에 부응하여 회화의 강도를 높일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강렬하고 두툼한 북한식 조선화 특유의 색채처리는‘ 새로운 생활이 요청하는 새로운 리듬’을 가시화하기 위한 노력의 소산으로 이해되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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