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준의 『위대한 새중국』은 한국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 중에 씌어졌으며, 기행문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것은 새중국의 참신한 변화와 함께 “항미원조”라는 구호아래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의 “항미원조”에 대한 뜨거운 열기이다. 이태준은 “항미원조”를, 중국이 자국을 보위하기 위한 스스로의 혁명 즉 중국혁명의 귀결로 보았고, 중국혁명에 대한 조선인 혁명가들의 기여에 대한 보답으로 보았으며 소련을 정점으로 하는 인민민주전선 국가들의 공동 정의의 전쟁으로 보았다. 이는 이태준이 철저한 민족주의자의 입장에서, 조선의 주체성이란 입장에서 “항미원조” 중의 중조 간의 연합 문제와 중국의 지원을 바라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비록 중국의 도움을 받아 전쟁을 치루고 있으나 조국의 주체성, 독자성은 지켜져야 한다는 그 도저한 고집의 근저에 이태준의 내면풍경이 놓여있으며 그것은 바로 약소국가의 한 지식인이 갖고 있던 민족적 자의식이었다. 이는 “항미원조”라는 성스러운 이름 아래 혈맹의 관계로 표상되고 있었으나 실제의 전쟁 중에서는 작전지휘권의 통합문제 등 북한의 주권과 직결되는 문제로 민족적 자존심에 큰 손상을 당하고 중국 지도부와 심각하게 갈등하고 있었던 북한 지도부의 인식의 한 단면에도 맞닿아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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