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광장은 1971년 아스팔트 재질로 조성된 12만 평 규모의 초대형 광장으로,현재는 여의도공원으로 바뀌었다. 이 연구는 이처럼 특이한 대규모 광장이 어떻게 조성되었고, 어떤 과정을 거쳐 공원으로 바뀌게 되었는가를 탐구하려는 시도다. 선행 연구들은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나 공간의 논리로 설명하려 했지만 그과정을 제대로 구명하지 못했다. 이 글에서는 공간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하는 공간사회학의 관점에서 새롭게 접근하고자 한다. 이 연구를 통해 발견된 사항은 다음과 같다. 5·16광장의 조성에는 한반도의 준전시 상황, 근대화 등의 요인도 영향을 미쳤지만, 남북한 간의 체제경쟁이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여기에 권위주의적인 정치체제하에서 강력한 국가의 개입이 더해져서, 5·16광장은 대규모의 군중 동원과 국력을 과시하는 ‘국가 광장’으로 조성되고 활용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의 정치적·사회적 변동으로 시민사회의 역량이 증가하면서,5·16광장은 그 명칭이 여의도광장으로 바뀌고 ‘시민의 광장’으로서의 성격이 강화되었다. 더 나아가 1990년대 냉전이 해체되면서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지방자치로 도시의 공간 정치에 시민 참여가 활발해지면서, 공원에 대한 정치·사회적수요가 커졌다. 이에 서울시의 주도로 여의도광장의 공원화가 추진되었다. 그 과정에서 공원화를 둘러싼 갈등이 치열했지만, 결국 1988년 여의도공원으로 전환되었다. 그러나 공원 조성이 시민 주도로 이루어지지 못한 까닭에, 여의도공원은‘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자리 잡지는 못하고 있다. 이와 같이 5·16광장의 변천은 공간 자체의 논리나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보다는 사회구조적 변동과 도시정치 과정에 의해 더 크게 좌우되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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