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53년 휴전협정 이후 1967년 유일 사상체계 형성기까지를 대표하는 네작품을 중심으로 1950~60년대 북한소설의 지배 담론과 실제 텍스트 평가의 균열 양상을구체적이고 미시적으로 분석하였다. 이 시기를 관통하는 문학 담론으로는 마르크스-레닌주의 미학 사상과 함께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강조된다. 본고는 북한문학에서 도식주의 논쟁과 부르주아 사상 잔재 비판 등을 거쳐 당의 유일사상체계 형성을 강제하는 지배 담론과실제 텍스트 평가 사이의 균열 양상을 통해 문학사적 선택과 배제가 지니는 함의를 분석함으로써 북한문학의 유연성과 경직성을 검토하였다. 유항림의 「직맹반장」은 예술적 개성의 표출과 객관주의적 수법의 잔재라는 평가를 유동하다가 최종적으로 난관 극복의 긍정적 서사로 문학사에 기록된다. 전재경의 「나비」는 부정적 인물의 개성적 형상화와 ‘당과 제도에 대한 비방’이라는 평가를 유동하다가 문학사에서사라지는 작품이다. 신동철의 「들」은 독특한 서정의 세계를 추구한 수작과 소부르주아적인개인성을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다가 부르주아 사상 잔재라는 비판을 받게 된다. 천세봉의 안개 흐르는 새 언덕은 혁명적 대작에서의 성과작이라는 평가와 인물 형상화의적절성에 대한 김일성의 비판적 교시 사이에서 문학사적 배제의 텍스트가 된다. 이 네 편의 작품 중 문학사에서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는 작품은 유항림의 「직맹반장」뿐이지만, 이 작품들을 둘러싸고 진행되었던 비판적 평가들은 북한문학의 도식화와 경직성을극복할 단초를 제공한다. 북한문학이 ‘당의 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하기 이전, 북한문학의 유연성과 생동감을 위해 되살려야 하는 대목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학사적 배제의텍스트가 남북한 통합문학사의 기술에서는 재고되어야 할 대표적 텍스트라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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