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중앙아시아 고려인 문학 중에서 북한출신 작가들의 소설 작품에 대한분석이다. 이들은 대부분 한국전쟁 때 국비로 소련에 유학하던 중에, 김일성 우상화에 반대하여 망명을 선택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어느 시기 이후에는 고려인 문단에서 중추의 역할을 맡게 되었다. 탈북 고려인 문인들의 작품은 다른 고려인들의 작품과 일정한 차이를 보인다. 첫째, 한국전쟁을 다루면서 전쟁을 일으킨 자에 대한 비판과 남북의 군사들이고용병의 처지일 뿐임을 깨닫는 정체성의 각성에 따른 염증을 강조한다. 또한부적절한 전쟁에 대한 비판의식을 적극적인 행동으로 옮기는 인물들을 형상화하고 있다. 둘째, 북한 사회에 대해 예민한 비판의식을 드러낸다. 억압적인 북한사회주의 체제의 비효율성과 김일성 우상화를 비판하고, 그로 인해 사소한 실수에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불행한 삶을 그리고 있다. 셋째, 중앙아시아에서의삶의 어두운 면을 포착한다. 다른 고려인 작가들의 작품이 고려인들이 이룬 성취에 주로 집중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강제이주를 형상화하는 것에서도 차이를보인다. 부당한 정책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고려인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고향에 묻힐 수 없는 존재로서 고려인의 정체성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다. 탈북 고려인 작가들은 자신들이 거부했던 북한과 비슷한 상황의 소련에서, 쉽게 동화될 수 없었을 것이고, 그로 인해 다른 고려인들과도 거리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들은 다른 한민족 디아스포라 작가들과 달리 모국과도 의식적으로 괴리된 상태에 놓여 있음으로 인해 이중의 경계인이 된다. 그런 특성 때문에 북한과소련의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작품들을 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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