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국제관계에서는 외교관계의 형식에 중대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국가 원수 또는 정부수반들 간의 정상회담이 일반화되면서 정상외교의 역할과 기능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강대국 사이에 존재하는 한국의 경우 생존과 번영을 의미하는 안보와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정상외교의 의미를 분석하는 것은 정책적 함의와 함께 이론적 의의가 크다. 본 연구는 정상외교에 대한 일반이론을 소개하고, 이를 한국의 정상외교에 접목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정상외교를 촉진하는 요인으로 (1) 새로운 위협의 등장과 위기외교, (2) 새로운 정치적 수단으로서 외교정책, (3) 통상외교의 중요성, (4) 국제공동체의 보편화와 지역주의의 확산, (5) 전문외교관과 정치인의 갈등, (6) 행정부 수반에 대한 권력의 집중, 그리고 (7) 과학기술과 교통통신의 발달을 들고 있다. 이중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요인을 제외한 요인들을 한국의 정상외교에 적용하여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의 주변 4강 외교를 중심으로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분석을 통해 몇 가지 이론적 결론에 도달했다. (1) IMF와 같은 경제위기의 경우에도 국가의 안위와 관련된 경우에는 안보위기에 우선하여 위기외교의 긴급의제로 다루어지지만 경제위기가 일정정도 해소되면 북한핵과 같은 안보문제로 관심이 전환된다. (2) 북한과의 정상외교는 그 성과와 무관하게 정치적 수단으로서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정치적인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3) 다자외교와 양자외교의 장에서 정상외교가 동시에 진행되지만 실제로 의미있는 의제가 해결되기 보다는 외교절차로서 활용하는 측면이 존재했다. (4) 한국의 정상외교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국력의 확대에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끝으로 (5) 한국의 정상외교가 직면하고 있는 한계는 한국의 안보와 번영에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는 동아시아 주변 4강과의 정상외교에서 상대적 국력의 한계를 극복하고 통일을 추구하는 궁극적 목표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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