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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쟁서사에 나타난 애정담의 번역 양상 연구 -북한 대외홍보지 『새조선』의 중국어 번역을 중심으로-

A Study on the Translation of Love Story in the North Korean War Novel -Focusing on Chinese Translation of the Propaganda Magazine New Korea-

상세내역
저자 등천
소속 및 직함 중국해양대학 전임강사
발행기관 한국학연구소
학술지 한국학연구
권호사항 74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347-383
발행 시기 2024년
키워드 #한국전쟁   #북한 문학   #중국어 번역   #애정담   #사랑   #정동   #『새조선』   #「불타는 섬」   #「사과나무」   #「고압선」   #등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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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불타는 섬」, 「사과나무」, 「고압선」 에 나타난 애정담에 주목하여 원천텍스트와 『새조선』의 중국어 번역텍스트의 차이를 대조함으로써 북한 영웅서사에 형상화된 사랑의 양태와 번역의 양상을 검토했다. 「불타는 섬」에서는 해안포 분대장과 통신수의 애정담을 통해 죽음의 공포를 물리치고 희생을 각오하는 동력으로서의 ‘사랑’을 제시한다. 「사과나무」에서는 부상병과 간호병의 애정담을 통해 부상한 영웅을 간호하는 사명감으로서의 ‘사랑’을 형상화한다. 「고압선」에서는 영예군인의 후일담을 통해 전쟁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상징으로서의 ‘사랑’을 서사화한다. 이처럼 전쟁터에서 꽃피는 영웅의 사랑 이야기는 『새조선』의 번역을 통해 또 다른 모습으로 중국 독자와 만나게 되었다. 중국어판 「불타는 섬」에서는 남녀주인공의 사랑은 ‘전우애’로, 「사과나무」에서는 영웅의 헌신에 대한 ‘보상’으로, 「고압선」에서는 제대군인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보조 수단으로 전용한다. 이를 통해 전쟁 중에 영웅의 전투력을 강화하고 전쟁 끝난 후에 영웅의 노동력을 회복하게 해주는 ‘사랑’이야말로 대외홍보의 목표에 부합하는 영웅 애정담의 정형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원천텍스트와 번역텍스트의 차이를 통해 한국전쟁기 북한 대외홍보의 장에서 미학과 이데올로기의 길항 관계를 확인할 수 있다. 황건을 비롯한 문학가들은 영웅의 다양한 정동 양상을 리얼하게 형상화함으로써 미학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동포 독자와 ‘정동적 연대’를 구축하고자 한다. 그러나 『새조선』의 번역주체에게 있어서 ‘정동적 연대’보다 중국 독자와의 ‘이데올로기적 동맹’을 구축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들은 영웅 내면에 나타난 불안, 불만, 오해 등 부정적인 정동을 은폐하고 그 빈자리에 애국심, 사명감과 같은 관념들을 주입했다. 그 결과, 애정담에 나타난 남녀주인공들은 입체적인 내면세계를 지닌 ‘정동적 주체’에서 영웅주의를 구현하는 ‘관념적 주체’로 재형상화되었다.
목차
1. 들어가며: 전쟁터에서 꽃피는 사랑 이야기
2. 「불타는 섬」: 분대장과 통신수의 애정담, ‘전우애’로 치환되는 사랑
3. 「사과나무」: 부상병과 간호병의 애정담, ‘보상’으로 변조되는 사랑
4. 「고압선」: 영예군인의 후일담, ‘치유’를 지향하는 사랑
5. 나가며: ‘정동적 주체’에서 ‘관념적 주체’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