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휴대폰에 대한 북한당국의 고가 정책;지역 차등적 커버리지;강력한통제·장악 전략은 주민 간 계층격차를 확대해왔다. 이 과정에서 휴대폰은 주민들에게 커뮤니케이션 기능보다 계층적 표지로서 더 큰 의미를 발휘하기도 한다. 또한 모바일을 통해 북한당국은 주민 감시 시스템을 다수의 인적 상호 감시망에서 초연결적 주민-데이터 일방 감시망으로 변환시켰다. 그러나 북한의 주민-휴대폰 사이보그들은 정권의 의도를 면밀히 간파하고 기민한 기술·사회적 대응을 전개해왔다. 일부 청소년·학생은 기술적 전유·탈주를감행하며 관련 기술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그 결과;그간 정권이 간섭해온인간관계;생애;직업세계;일상의 시공간 곳곳이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또한 사이보그들은 법과 통제를 전유하면서 집단적 규범 위반으로 안전을 도모하고 리셀러의 감각으로 재테크에 임한다. 향후 북한당국은 이익창출을 위한 모바일 확산과 체제유지를 위한 사이보그통제라는 딜레마 속에서 더욱 고심하게 될 것이다. 현재 북한당국이 취하는 전통적·2차원적 일방향 전략으로는 사회 곳곳에서 이미 널리 전개되고 있는 사이보그들의 일상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 프로슈머로서 다방향 소통을 이뤄내는 사이보그들의 실천은 북한당국의 단선전 관점에서 예측불가한 것이기 때문이다. 주민-휴대폰 사이보그들은 그 이종성으로 우발적 변주의 가능성을 갖는 키메라;곧 사이보그의 생애를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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