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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영희의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에 나타난 재일조선인의 삶과 새로운 정체성

The Life and New Identity of Zainichi in Yang Young-hee’sThe story of Tokyo Chosun University

상세내역
저자 이경재
소속 및 직함 숭실대학교
발행기관 한국현대문학회
학술지 한국현대문학연구
권호사항 73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407-445
발행 시기 2024년
키워드 #양영희   #재일조선인   #주변화   #배제   #동화   #조선대학교   #단독자   #이경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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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지금까지의 논의는 양영희의 창작 중에서 오직 영화에만 초점을 맞춰 왔다. 양영희 작품세계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영상 매체 이외의 창작물에도 관심을 넓힐 필요가 있으며;이러한 문제의식에 바탕해 이 글에서는 그동안 본격적인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던 소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를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일본 사회의 소수자인 재일조선인의 삶과 작가가 제시하는 새로운 정체성을 밝혀보고자 하였다. 이 작품은 1983년 봄부터 1987년 겨울에 이르는 미영의 대학 생활을 통해;조총련계 재일조선인 2세들이 겪은 일본 내 삶과 정체성의 고민을 정밀하게 재현하고 있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는 양영희의 이전 영화나 산문과 달리 북한의 문제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비판한다. 이것은 가족이 북한에 살고 있는 상황에서;소설은 허구라는 예술적 전제를 활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동시에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는 밝고 활기찬 ‘짧은 머리 여성 직원’의 모습을 통하여 북한 사회의 감춰진 가능성을 환기시키기도 한다. 이 작품에서 일본인들은 재일조선인을 일본 사회로부터 ‘배제(Exclusion)’하려고 한다. 그것은 조선대학교 앞에 나타나 헤이트 스피치를 하는 일본인들의 행태를 통해 드러난다. 또한 재일조선인의 ’이름‘을 매개로 해서 일상에 만연한 차별과 배제를 섬세하게 보여준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에는 재일조선인을 배제하려는 사람들과 더불어 재일조선인의 고유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는 일본인들이 존재한다. 이처럼 ‘주변화(Marginalization)’ 아니면 ‘비의도적 동화(Unintended Assimilation)’만이 강제되는 상항에서 재일조선인에게 주어진 하나의 대안은 바로 ‘분리(Segregation)’이다. 이를 정치적으로 구현한 일본 내 재일조선인 단체가 바로 조총련이고;그에 이어지는 교육기관이 조선대학교이다. 총련계 학교는 인종 차별에서 벗어나 재일조선인에게 민족 자긍심을 심어주기도 하였으나;이미 일본을 자신의 근거지로 삼아 성장한 제일조선인 2세에게 일본 사회와 ‘분리’된 조선대학교는 또 다른 억압의 공간이 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도쿄 조선대학교 이야기』에 형상화 된 미영의 대학생활은 ‘(북)조선적인 것’을 고집하는 조선대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재일조선인 2세에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주목할 것은 ‘(북)조선적인 것’만을 완강하게 고집하는 조선대학교가 젠더 위계가 강한 가부장적 공간으로 형상화된다는 점이다. ‘1. 완고하게 분리의 길을 가며 (북)조선적인 것을 고수’하거나 ‘2. 남한을 선택’하거나 ‘3. 일본적인 것에 동화’되는 세 가지의 선택지만 남은 상황에서;미영은 이를 모두 거부하고 자신만의 길을 선택한다. 그것은 일본(어);조선(어);한국(어)라는 특정한 정체성에 귀속되지 않은 채;그것들 사이에 자기만의 독특한 자리를 마련한 미영의 모습을 통해 구현된다. 결국 미영은 어떠한 민족이나 국가의 경계에서도 벗어나 단독자로 남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목차
1. 서론
2. 이전 작품들과의 비교
3. 일본 주류사회와 재일조선인의 관계
3.1 재일조선인의 주변화를 강요하는 배제의 양상
3.2 재일조선인에 대한 비의도적 동화의 압력
4. ‘(북)조선적인 것’을 고수하는 가부장 사회
5. 결론을 대신하여—경계 위의 단독자로 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