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천리마기수 실화를 바탕으로 사회주의리얼리즘의 장르인 실화문학에서 천리마기수 전형으로 형상화하게 된 과정을 알아보고 결국 그것이 북한에서 추구했던 집단주의교양의 내면화와 어떻게 연관성을 가지고 진행되었는지 고찰해보고자 한다. 그를 위해서 대표적인 천리마기수였던 리신자의 실화를 각색‧창작한 조백령의 1961년도 희곡 <붉은 선동원>을 통해 논구해보기로 한다. 북한에서 ‘실화문학’이라고 통용되는 문학의 장르는 러시아의 ‘오체르크(ОЧерк)’에서 유래되었으며, 오체르크가 처음 소개된 것은 1952년 문학예술에 실린 리효운의 「문학장르 오-체르끄에 관하여-창작 방법을 중심으로-」이다. 리효운은 오체르크가 사회주의리얼리즘의 방식으로 창작되고 계승되어 온 것을 전달하고 북한에서도 적극적으로 창작을 해야한다고 장려한다. 김일성 역시 천리마기수를 시대적 영웅으로 꼽으며 그와 같은 사람들을 양성하기 위해 1960년 11월 27일에 “작가, 작곡가, 영화부문일군들과 한 담화-천리마시대에 맞는 문학 예술을 창조하자-”에서 천리마기수들의 일화를 실화문학으로 창작하는 것을 독려한다. 이후 본격적으로 천리마기수들을 전형으로 형상화시키는 문학들이 발표된다. 북한이 이렇게 실화문학을 창작하라고 독려한 이유는 당시 북한이 천리마운동과 함께 집단적으로 노동할 수 있는 공산주의교양으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로서 천리마기수들의 실화문학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실제 현실에서도 사회주의생산관계에 부정적인 인물들을 긍정적으로 감화하는데 성공했던 천리마기수들의 실화를 예술로서 승화시켜 더욱 더 많은 인민들을 집단주의로 내면화시켜야 하는 중요성이 존재했다. 작가 조백령은 당시 1960년대 비적대적 모순이 있던 시기에 기존 장막극의 극적구성으로 작품을 창작하지 못한다. 따라서 정해진 ‘틀’을 벗어나 <붉은 선동원>의 구성을 하나의 극적 갈등이 아닌 낙후인물들인 복선, 관필, 진오 즉 3명의 인물과의 갈등을 선옥이 차례대로 설득하며 해결해 가는 과정으로 창작한다. <붉은 선동원>의 주인공 선옥은 자유주의자 복선, 청년건달군 관필, 이기주의자 진오를 차례대로 교양개조한다. 선옥은 자신을 희생하며 헌신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 그들 스스로 잘못을 깨닫게 하여 감화시키는데 성공한다. 그렇게 선옥은 극 안에서 교양자영웅의 전형으로 형상화된다. 극 안에서 선옥의 행위는 당시 천리마작업반운동을 주도하는 선동원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선옥은 낙후된 개인이 집단으로 돌아와서 공산주의 노동을 할 수 있게 집단주의교양을 내면화한다. 공산주의에 부정적이었던 인물은 다시 집단으로 돌아와 함께 마을을 풍작으로 이끌고, 집단주의는 그들의 안에 내면화되어 자각적이며 자발적인 노동을 할 수 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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