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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수 시의 지리적 상상과 새의 디아스포라

The Geographical Imagination and the Diaspora of Birds in Park Nam-soo’s Poe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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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형권
소속 및 직함 충남대학교
발행기관 국제비교한국학회
학술지 비교한국학 Comparative Korean Studies
권호사항 32(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89-114
발행 시기 2024년
키워드 #박남수   #지리적 상상   #디아스포라   #새   #순수   #자유   #향수   #초월   #역설   #이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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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박남수의 시는 지리적 상상을 빈도 높게 보여준다. 그는 자신이 태어나고 성장했 던 평양과 진남포, 월남(越南)하여 살았던 서울과 부산(다대포), 도미(渡美)하여 머물 렀던 플로리다, 뉴욕(맨해튼), LA(산타모니카 해변), 뉴저지 등을 시적 상상의 매개로 활용했다. 월남과 도미는 그의 삶과 시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사건이었다. 광복 직후 경험한 북한 공산주의 사회에서의 전체주의적 억압을 피해 월남을 하였고, 남한 에서의 정치적 혼란과 비루한 생활을 넘어서기 위해 도미를 했다. 그의 지리적 상상 은 한국 근대사의 역사적, 사회적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질곡으로 점철된 한국 근대사의 비극 속에서 안정을 찾지 못하고, 하릴없이 이 산의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었던 한 인간의 진솔한 자기 증명이다.박남수는 자신의 운명을 자유롭지만 고달픈 새에 비유하곤 하는데, 새의 이미지가 빈도 높게 드러나는 것이 광복 이후, 특히 월남 이후 이산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한 이후라는 점은 흥미롭다. 그의 시에는 일반 명사로서 새가 가장 자주 등장하지만, 갈 매기, 비둘기, 허밍버드, 불사조 등도 등장한다. 이러한 새는 특히 월남 이후 그의 시 에 빈도 높게 드러나는데, 그 의미의 진폭도 상당히 넓다. 새가 순수한 자연을 표상 하는가 하면, 고달픈 현실의 삶을 비유하기도 한다. 또한, 현실의 삶을 초월한 역설적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는 새처럼 순수한 세계를 열망하면서 갈매기처럼 고달픈 삶을 극복하고자 하는 디아스포라였다. 달리 말하면, 그는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역마살(驛馬煞)의 주인공, 혹은 한국 근대사의 질곡을 시적으로 응전한 순 수와 자유의 디아스포라를 노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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