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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식 시에 나타난 ‘미학의 정치화’와 주체 정립 양상 연구

A Study on the Politicization of Aesthetics and the Establishment of the Subject in the Poetry of Seol Jung-sik

상세내역
저자 김윤정
소속 및 직함 강릉원주대학교
발행기관 현대문학이론학회
학술지 현대문학이론연구
권호사항 96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71-95
발행 시기 2024년
키워드 #설정식   #감정   #미학의 정치화   #존재론   #미국   #주체   #김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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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논문은 설정식의 시적 특성에 기반하여 그것이 지닌 정치적 의미 및 설정식의 행보 사이의 연관성에 대해 고찰하고 있다. 일제 강점기 드물게 미국 유학을 함으로써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정서적 경도를 지녔을 그가 어찌하여 좌익적 활동을 하였고 급기야 월북을 했는가 하는 점은 연구자들에게 호기심을 끄는 동시에 이해하기 힘든 요소로 남는 것이다. 더욱이 좌익 활동을 하는 중 그가 쓴 시편들이 좌익 인사들이 주로 보여주었던 선전선동시의 형태를 벗어나 있는 것은 그의 시를 이해하는 새로운 방법적 틀을 요구한다. 이는 설정식 시의 격정에 가까운 감정 분출의 시적 특징, 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강대국과의 관계 속에서의 시적 의미화, 신화적 배경을 통한 민족 정체성 확인 등의 특질들을 해명하는 것과 관련된다. 이들은 모두 설정식이 추구했던 우리 민족의 존재론 입증, 특히 미국 주도로 구축되는 일방적인 국제 체제 속에서 몫을 배제당하고 있던 우리 민족의 입지를 구체적이고 근본적이며 주체적으로 세우기 위해 제시되었던 시적 장치들에 해당한다. 그것은 세계를 주도하는 지배적 세력들에 의해 억압되고 소외되며 배제되었던 자들의 자기 제출과 자기 존재 정립의 과정 속에서의 자기 확인의 일환에 해당된다. 이는 설정식이 나타내고자 했던 것이 단순한 이념도 혹은 민족에 관한 관념적 언표도 아닌, 민족의 존재론적 면모, 그 실질에 다름 아니었으며 그가 추구했던 것이 우리 민족의 주체성과 인민들의 존재론적 자유와 해방, 즉 우리 인민들이 누리는 실질적인 민주주의였음을 말해준다. 요컨대 그의 외견상 갈팡질팡하는 행보들은 모두 이를 향해 있으면서 사실상 남한과 북한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그의 이상을 향한 외롭고 고독한 선택들에 속했던 것이라 할 수 있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