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 한국과 일본 일부의 과거 지향적인 역사인식을 비판하면서, 고대의 시선에서 일본서기를 검토하여 고대 동아시아의 ‘경계’를 허물려는 시도이다. 근대 일본의 식민주의 역사학은 일본서기를 통해 왜가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을 제기하였고, 고대 동아시아의 ‘경계’를 한반도 내에 그렸다. 북한의 김석형은 일본 주장을 180도 전환하여 ‘분국설’을 제기하였는데, 고대 동아시아의 ‘경계’를 일본 열도 안에 그었다. 남한에서는 ‘경계’를 한일 사이의 바다에 설정하면서도, 지배의 주체를 백제로 치환하여 ‘지배’의 관점을 유지하였다. 그런데 최근 한일 학계에서는 ‘임나일본부설’을 사실상 폐기하고, ‘지배’의 관점보다 백제, 영산강 유역, 가야, 왜 등 다양한 주체의 다원적 국제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고대 한국과 일본의 ‘경계’에서 탄생한 일본서기는 ‘민족(nation)’의 관점에서 고대 동아시아의 ‘경계’ 만들기에 활용되었지만, 앞으로 고대의 관점에서 일본서기를 보면서 고대 동아시아의 ‘경계’를 허물고, 다원적인 국제질서를 탐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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