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에서는 1991년 남북단일팀 단가 결정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아리랑 통일’의 시대가 2002년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개최된 대규모 행사인 한일월드컵과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을 계기로 ‘아리랑 분단’의 시대로 전환되고 2012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재 이후에 ‘아리랑의 분단체제’가 고착화되는 과정을 추적해 보았다. 정치성을 배제하고 동질성을 강조하며 민족을 내세웠던 1990년대 아리랑 통일의 시대는 정치성과 이질성을 드러내고 민족보다 국가의 성취와 (신)냉전 구도를 반영한 친선을 강조했던 2000년대 아리랑 분단의 시대를 지나;세계적 차원의 무형문화유산 보호 기획인 유네스코 유산체제에서 국가별로 관리되는 2010년대 ‘아리랑의 분단체제’로 이행했다. 국가 단위로 보호・관리되는 유네스코 유산체제는 각국의 아리랑의 고유한 발전을 제도적으로 보장한다. 이러한 유네스코 체제의 국가주의를 넘어 민족을 향유의 주체로 하는 ‘아리랑의 탈분단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이전처럼 ‘아리랑의 통일’이라는 이상으로 각각의 고유성・다양성이라는 현실을 은폐하지 않고 동등한 주체로서 ‘있는 그대로’를 수용하면서 보편적 가치에 합의하는 과정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또한 아리랑이 민족의 노래를 넘어 세계와 만나는 기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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