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김수지의 저서 『혁명과 일상:해방 후 북조선, 1945~1950』(윤철기․안중철 역, 후마니타스, 2023)에 관한 서평 논문이다. 미국 아시아학회에서 수여하는 제임스 팔레 한국학 도서상 수상작인 이 저서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청(NARA)에 소장되어 있는 ‘미군 노획 문서’(RG242) 자료를 토대로 해방기이자 북한형성기라고 할 수 있는 1945~1950년의 기간에 북조선의 인민들이 경험한 혁명을 일상사 연구의 관점에서 고찰하고 있어 주목된다. 해방 이후부터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이전까지는 북한의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고 뜨거웠던 혁명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해방과 탈식민, 분단과 냉전의 흐름이 복합적으로 교차하며 새로운 국가, 주체, 일상이 구성되고 경합하던 시대였다는 점에서 한국의 현대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또한 이 저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지고 있는 ‘자서전’에 대한 논의는 ‘인민의 자기에 대한 이야기는 어떻게 혁명의 서사를 보충하는가?’ 혹은 ‘혁명 뒤편의 일상을 비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제기하게 함으로써, 북한에서 ‘혁명의 내러티브’가 어떻게 복합적인 방식으로 구성되고 있었는지를 고찰하게 이끈다. 일상사 연구의 관점에서 자서전과 같은 자료의 활용을 통해 북한 연구의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려는 이러한 학술적 시도는 해방기 문학이나 북한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학연구자들에게도 흥미로운 논점들을 던져주고 있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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