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국의 ‘북조선’ 담론은 1940년대 소련 문학 번역에서 기원했다. 『우리는 조선을 보았다』 는 건국 전후 여러 차례 번역, 간행되어 ‘북조선’ 담론의 형성 과정을 드러냈다. 처음에는 중소우정의 상징으로 나타났다가 나중에는 ‘항미원조’ 운동의 선전물로 변모하여 신중국의 언론 중심으로 진입했다. 이러한 변화는 신중국의 정치 체계 변화와 그에 따른 지식질서의 재편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중국어 번역본은 기록자, 통역자ㆍ전달자 및 번역자 각각의 서로 다른 시각이 혼합되어 있는 혼종성을 드러내며, 이는 냉전체제 형성기 소련, 북한, 그리고 중국 간의 협력이 실제로는 얼마나 표면적인지를 보여준다. 나르시시즘에 빠진 소련인들은 객관적인 기록자가 되지 못하고여러 단계의 전달과 통역을 거쳐 그들에게 도달한 텍스트는 조작된 허위에 불과하다. 중국 공산당의 두 가지 문예 생산 체제 하에서 생산된 번역본들은 각각의 독특한 시각과 입장을 반영하는일종의 ‘다시 쓰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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