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적 위기는 국가 사이에 무력의 사용;즉 전쟁을 염두에 둘 정도로 심각한 이익의 갈등이 있는 ‘상황’에서 한편으로는 전쟁을 회피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익의 갈등을 자국에 유리하게 해소하려는 일련의 행동과 대응 행동;상호 행동으로 구성된다. 그러한 위기는 핵무기의 등장으로 전쟁의 비용이 급증한 현대 국제정치의 특징적 현상이다. 국제 위기 흥정 이론은 ‘합리적 억지이론’과 ‘강압 외교 이론’을 종합하고 위기 흥정을 실력과 이익;명분의 측면에서 ‘개전 사유’를 확보하려는 쟁투로 개념화한다. 개전 사유가 있을 때 무력 사용의 위협이 신빙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이론을 적용하여 1993~94년간 제1차 북핵 위기를 반추했을 때;당시만 해도 북핵 문제를 완전히 또는 더 깊은 정도로 해결할 여지가 있었다. 위기의 진행에 따라 미국은 개전 사유를 확보할 수 있었고 북한은 궁지에 몰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카터의 방북과 김일성의 급사로 개전 사유의 기세(氣勢)가 사라지면서 반쪽의 성공으로 끝나 8년 후 제2차 북핵 위기;나아가 12년 후 북한 핵실험의 불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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