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의 조국통일론은 두 갈래의 흐름이 있다. 평화통일론과 북진통일론이 그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전자의 평화통일론, 곧 남북한 총선거 통일론이 주를 이루는 것이었고, 후자는 당시에 등장했던 남북협상론이나 주한미군 철수론 등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서 제시된 측면이 강했다. 후자의 주장은 일면 평화통일론의 당위성을 제고 내지 보완하는 기능을 하기도 했다. 평화통일론은 건국헌법 제4조의 영토조항과 방어적 민주주의론에 기초를 두고 있다. 유엔 총회 결의 제112(Ⅱ)호와도 조화를 이룬다. 이 점에서 이승만의 남북통일 구상은 법치주의의 존중과 유엔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추진하는 것을 기조로 삼았다. 또한 그의 조국통일론은 확고한 안보에 토대를 둔 것이었다. 이승만은 체제안보를 위해 국가보안법을 제정했고, 군사안보를 위해 한미군사동맹을 법제화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평화통일론의 골간(骨幹)을 이루는 ‘남북한 총선거 통일론’은 훗날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 수립에 있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곧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서 제시한 통일국가 수립절차의 밑바탕이 된 것이다. 이승만의 평화통일론은 물론, 현재 우리나라의 공식 통일방안은 모두 통일철학으로서 자유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그렇기에 ‘사상과 제도의 인정․존중’을 전제로 하는 북한의 연방제와 상용할 수 없다. 북한의 연방제안은 위장평화통일공세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생각건대, 우리 정부와 국민들은 이승만의 조국통일론을 재음미하고, 그로부터 시사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더불어 남북관계 현실에 맞는 통일·안보정책을 마련, 일관되게 실천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