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중국 내 고구려유적 관련 도시들의 근황을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중국의 세계유산 잠정목록 및 세계유산 현황, 발해유적의 세계유산 등재 전망, 마지막으로 유적 정비의 문제점과 중국의 발해유적 세계유산 등재 시 한국의 대응 방안을 살펴보았다. 연구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중국은 2010년 이후 접경지역 소수민족 유산을 세계유산 잠정목록 및 정식목록에 중점 등재하고 있으며, 현재 중국 영토를 기준으로 과거 동아시아 여러 민족들을 중국인의 범주에 넣고 중국사로 서술하는 움직임을보이고 있다. 발해유적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려는 중국의 최근 의도계획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국 내 발해유적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발해유적의 가치와 현재 보존상태 등으로 보아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해 상경성, 서고성, 용두산고분군, 팔련성, 돈화 발해 초기유적 등 주요발해유적이 등재 범위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중국이 발해유적을 잠정목록에 등록하겠다고 공표하였으므로, 머지않아 잠정목록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잠정목록에는 이미 많은 유산이 들어 있고, 한국의 반발도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발해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는 것은 정치・외교 사안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발해 연구자들을 육성하고, 유네스코 신탁기금을 통해 한국이 주도적으로 동아시아 고대 국가들의 문화유산을 폭넓은 관점에서 공동 연구하는 사업을 추진해 볼 수 있다. 중국은 2002년 동북공정을 실시한 이후 2004년 중국 내 고구려유적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였다. 2017년에는 백두산의 중국 쪽 지역을 세계자연유산 잠정목록에 등록하였으며, 이제 발해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올리기 위해 먼저 잠정목록에 등록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중국의 전반적인 사회 통합 및 역사 재정립 흐름 속에서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도 많은 나라에서 문화유적이 훼손되는 상황에서 발해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중국이 해온 노력은 존중받아야 한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로 문화유산을 활용하려는 자세는 경계해야 한다. 국경이 유동적이었던 과거 동아시아에서 명멸했던 많은 나라와 민족들을 오직 현재 중국의 역사로만 해석하려는 역사 독점에서 벗어나 동아시아 공동의 역사로 인식하고 함께 지켜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 역할을 수행할 책임은중국만이 아닌 대한민국과 북한 등 모든 관련국들에게 있음을 중국 정부는 직시해야 할 것이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