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표는 1956년 7월 아세아작가대회 준비위원회 이후 북한 조선작가동맹의 기관지인 『조선문학』에 수록된 북한-인도 문인들의 기행문·번역문학(시, 단편소설)을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이를 통해 아세아작가대회를 기점으로 추진되었던 북한과 비동맹 중립국들 간의 대화·교류 양상을 추적하고, 아세아작가대회가 표방했던 포스트식민·평화 노선이 실세계에서 어느 정도의 신체적 정동(affection)이나 감정적 네트워크에 입각하여 정치적 힘을 갖춘 여행 서사로서 구현되었는지를 검토하고자 한다. 1950년대 북한의 아세아작가대회 참석에 관한 선행 연구의 경우, 서만일과 한설야 등 북한 측 참석자들의 여행 기록 이외에 교류에 참여하거나 북한을 방문했던 인도 문인들의 기록 및 문학작품들은 논의에 포함하지 않았으며, 이로 인해 아세아작가대회 전후 추진된 국제 교류사의 전모 및 조선-인도 문화협회를 둘러싼 정치적 측면에서의 파급력을 평가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 이 글에서는 아세아작가대회 준비위원회 이후 『조선문학』에 수록된 물크 라즈 아난드(Mulk Raj Anand), 브 느 판다(Panda), 발완트가르기(Balwant Gargi) 등 인도 문인들의 북한 기행문·번역문학까지 대상 텍스트로 선정함으로써, 아세아작가대회가 표방했던 포스트식민·평화 노선이 북한-인도문인들 간의 국제 교류를 통해 실세계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버마·인도·북한 여행 서사로서 구현되는 과정의 (불)가능성을 폭넓게 고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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