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심(心)과 지행(知行)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인식론의 관점에서 재해석하는 북한의 선행연구를 비판적으로 살펴보고, 남북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율곡학을 발전시킬 가능성에 대해 탐색하였다. 먼저 북한 연구자들이 마음의 미발(未發)과 이발(已發)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감성적 인식과 이성적 인식으로 구분하면서 인식의 과정과 관련하여 재해석하는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특히 미발과 이발을 아울러 지각(知覺)과 사려(思慮)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인식론의 관점에서 남북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할 방안을 모색하였다. 또한 인심(人心)과 도심(道心)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감성적 도덕의식과 이성적 도덕의식으로 구분하면서 인식의 과정과 관련하여 재해석하는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살펴보았다. 특히 인심과 도심에서 제기되는 악념(惡念)의 문제를 비롯하여 부념(浮念)과 편념(偏念)의 문제에 관한 율곡학파의 사상을 인식론의 관점에서 남북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할 방안을 제언하였다. 다음으로 북한 연구자들이 지선행후(知先行後)와 지행병진(知行竝進)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관념론과 유물론으로 구분하면서 인식의 실천과 관련하여 재해석하는 문제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하였다. 특히 북한 연구자들이 지행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개인적 수양의 문제에서부터 사회적 실천의 문제로 확장하여 의미를 부여하면서 실학파와 연계하여 사상사적 맥락에서 율곡의 인식론을 논한 것은 학문적 의의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다만, 북한 연구자들과 같이 율곡의 사상을 경험주의 인식론이라고 규정하기보다는 도덕 실천주의 인식론이라는 학문적 범주를 새롭게 개발하여 남북한 연구자들이 공동으로 연구할 방안을 제언하였다. 북한 연구자들이 유물론적 시각에서 심과 지행에 관한 율곡의 사상을 인식론으로 재해석하는 것에는 정치적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북한의 선행연구는 율곡학을 공동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국내 연구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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