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이후 북한의 식량 시장 통제 정책은 2000년대 김정일 정권~2010년대 김정은 정권 시기와 2020년 이후 김정은 정권 시기로 구분할 수 있다. 두 시기의 공통점은 1) 국가가 양곡전매제를 식량 시장을 정치적으로 재구성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로 동원한다는 점, 2) 국가는 양곡전매제 안착과 식량 시장의 주변화나 폐쇄를 위해 시장기제를 활용하면서도 비시장적 수단에 의해 식량 시장을 억제하는 이중적 통제 전략에 의존한다는 점이다. 차이점은 식량 시장의 정치적 재구성에서 주도 세력이 다르다는 점이다. 전자 시기에는 양곡판매소나 식량수매상점이 식량 유통업자들의 국가 종속적인 사적 축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었다. 후자 시기에는 국가가 양곡판매소 체계를 재정비하고, 기존 수단들에 더해 금융적 수단까지 동원하여 국가 중심적으로 식량 시장을 재구성했다. 그러나 식량 시장은 국가 중심적인 공식 시장과 잔존하는 식량 유통업자들 중심의 비공식 시장으로 분화되는 조짐이 있다. 더구나 양곡판매소 식량 가격의 이중적인 시장가격 연동성 때문에 양곡전매제는 불안정하게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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