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북한에서 발행한 대(對)중국 홍보 기관지 『새조선(新朝鮮)』을 학계 최초로 검토하고, 한국전쟁 기간 북한 번역주체가 기획한 자국문학의 중국어 번역 작업을 고찰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새조선(新朝鮮)』은 북한 번역자가 중국어로 번역하고 중국 독자들이 수용하는 독특한 성격을 지닌 대외 홍보 미디어다. 1951년 1월 창간호부터 1953년 12월까지 『새조선(新朝鮮)』은 6·25전쟁을 소재로 삼은 소설과 시가를 총 50여 편 수록함으로써 전쟁문학 번역의 독특한 계보를 구축했다. 이 작품들은 인민군의 전투 과정에 집중한 영웅서사, 북한 인민을 형상화한 수난·저항서사, 조소·조중의 친선 관계를 다룬 우호서사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새조선(新朝鮮)』 번역주체는 3대 서사를 체계적으로 번역함으로써 ‘조국해방전쟁’의 정당성을 재삼 역설하고 북한·소련·중국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여 전쟁의 승리를 확보하는 데 선전지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전쟁이라는 급박한 상황과 문예란의 엄격한 지면 제한으로 『새조선(新朝鮮)』의 번역주체는 ‘의도적 오역’과 대폭적인 첨삭을 통해 원작에 대한 ‘다시 쓰기’로 나아갈 수 있었다. 이런 ‘다시 쓰기’는 ‘조국해방전쟁’ 문학이 가진 ‘내부적 결속력’을 중국 독자의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외부적 연대력(連帶力)’으로 전환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 북한 작가들의 다양한 문학적 시도와 이로 인한 북한 문학장의 역동성을 중국 독자에게 전달했다는 점에서 『새조선(新朝鮮)』은 중요한 문학사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를 통해 전쟁과 문학, 이데올로기와 번역 실천이 맺고 있는 복합적인 층위를 체계적으로 규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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