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논문은 북한의 명절 중 해방 후 민속명절과 사회주의명절의 이중적 정체성을 갖게 된‘양력설’, 1980년대 이후 전통 민속명절로 재창조된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이라는 두 개의설을 중심으로 북한의 명절문화와 세시풍속의 변화, 민속전통의 의미 등에 대해 고찰한 것이다. 해방 후 북한사회에서는 음력설을 포함한 기존의 전통 민속명절은 부정되거나 비판받았던 반면, 새로운 국가의 양력 시간체제 내에서 양력설은 국가의 중요한 민속명절로 부각되며진보적이며 인민적인 명절, 새로운 사회주의국가의 민속명절로 변용되었다. 그러나 1986년에 김정일이 제기한 ‘조선민족제일주의’에 따라 북한의 민속정책은 전환되었고, ‘민족의 설’ 이라는 민속전통의 정체성은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에 이전되어 재생산되었다. 해방 후 북한에서 대두된 양력설, 1980년대 이후 부활한 음력설과 정월대보름은 모두 국가에 의해 ‘만들어진 전통’이다. 1980년대 이후 국가가 내세우는 ‘민속전통의 설’이 양력설에서 음력설로 이전되었으나, 양력설과 음력설 모두 내면적으로는 사회주의명절의 함의가 내포되어 있다. 음력설에 내재된 ‘전통 민속명절’ 역시 전통의 세시풍속을 함의하는 것과 더불어 사회주의 국가체제의 결속과 유지를 위한 민족적 전통의 부활과 재창조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북한사회에서 지속ㆍ변용되는 이러한 ‘만들어진 전통’의 이데올로기 속에서 인민 대중은 양력설과 음력설의 세시풍속과 국가의례 등을 실천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이를내면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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