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황해도, 평안도, 함경도의 굿 음악을 살펴보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히는데 목적을 둔다. 지금까지 각 지역의 굿과 음악은 개별적으로 연구되어 왔고, 인접한 다른 지역과의 비교 연구는 많지 않았다. 또한 음악적 연구는 굿의 절차에 따른 악기와 장단, 무가의 특징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졌으나 역시 개별 사례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고 학자마다 견해가 달라 실체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2016년부터 전승이 끊어진 것으로 알려진 함경도 굿이 연행되고, 2021년에는 국립국악원에서 1955년 평양 현지에서 녹음된 평양굿 음원과 연행장면을 담은 사진, 무가 채록본을 입수하여 북한 굿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가 확장되었다. 본고에서는 이들 자료와 함께 2000년대 초반에 1세대 무당이 연행한 북한 굿 자료를 살펴보고 현재 굿을 계승하고 있는 무당의 굿도 함께 다루었다. 그 결과, 북한 지역 굿 음악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세 지역에서는 모두 타악기를 중심 악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장구, 징, 바라는 공통적으로 쓰이고, 북은 사용되지 않는다. 둘째, 황해도 굿 음악의 주요 장단인 만세받이장단, 평안도 굿의 초가망장단, 함경도 굿에 쓰이는 장단 대부분이 혼소박 리듬으로 되어 있어, 혼소박 장단이 절차상 주요 무가에 사용되고, 비중이 높다. 셋째, 세 지역의 무가는 모두 중간 음역대의 음을 굵고 강하게 요성하는 특징을 보인다. 황해도 무가는 경토리에 가깝지만 서도소리 시김새를 구사하고, 평안도 굿에서는 수심가토리와 난봉가토리가 섞여 나타난다. 함경도 굿에서는 메나리토리와 난봉가토리가 모두 쓰이지만 무가의 선율은 대체로 난봉가토리에 가깝다. 한편, 세 지역의 차이점도 나타나는데, 첫째, 지역 전승에 따른 변형이다. 황해도 굿은 서울・경기 지역과, 함경도는 강원도・경상도 지역과 인접하여 각각 경토리, 메나리토리와 혼용되어 전승되고, 평안도 굿은 문화재로 지정됨에 따라 피리와 태평소 등 선율 음악이 풍성해지고 바라지의 음악적 역할도 강화되었다. 둘째는 음악적 지향점이다. 황해도 굿은 관객과의 소통과 연극적 측면이 강하고, 평안도 굿은 유동성과 즉흥성, 불규칙성이 강하다. 함경도굿은 망자천도의 의식절차와 서사무가가 강조된다는 점이 특징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굿의 전반적인 절차와 무가를 모두 다루지 못했지만, 자료와 연행 현장의 희소성과 제한에도 불구하고 각 지역의 음악을 비교 분석하고 각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굿의 성격, 제차, 반주 음악 등 연구 범위를 넓히고 방법을 다양화하여 성과를 축적해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고가 북한지역 굿 음악의 존재 양상과 실체를 밝히는 데 일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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