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1939년 5월 몽골과 만주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할힌골 전투에 대한 남북한의 역사 인식을 비교해 보는 것이다. 북한은 할힌골 전투를 김일성의 만주 항일무장투쟁의 큰 업적으로 여기며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 1958년 ‘종파사건’을 계기로 북한 역사학계는 ‘혁명전통’을 확립시키기 위해 김일성의 만주 항일활동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할힌골 전투를 주목하였다. 사실 김일성은 1930년 초반 중국공산당 휘하에서 조선인 무장대를 조직하며 중국 국경 지역에서 만주 항일투쟁을 펼쳤지만, 할힌골 전투가 일어난 1939년에는 일제의 조선인 대토벌 작전으로 일본군에게 쫓기는 상황이었기에 북한이 선전하는 김일성의 활약은 사실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북한 역사학계와 달리 국내에서는 할힌골 전투에 크게 주목하지 않다가 근래 할힌골 전투에 참전한 조선인의 이야기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이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모아졌다. 현재 할힌골 전투에 참전한 조선인 실상을 밝히는 데에 자료의 어려움이 있지만 본 연구에서 할힌골 전투에서의 조선인 문제를 규명하는 데에 새로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었다. 첫째는 1944년 징병제 실시 이전에도 조선인이 징집되어 일제의 병력에 동원되었다는 것이며, 둘째는 1930년대 말 대소련 전투에서 적지 않은 조선인이 군속 신분으로 참전하기도 했으며, 셋째는 일본군이 되어 할힌골 전투에 참전한 일본 육사 출신의 친일 조선인이 있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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