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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제 린저의 동양 호기심과 ‘밝은 독재’ 국가 북한, 그리고 윤이상

Louise Rinser's Eastern Curiosity, ‘Bright Dictatorship’ of North Korea, and Yi-sang 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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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성보
소속 및 직함 연세대학교
발행기관 국학연구원
학술지 동방학지
권호사항 20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225-248
발행 시기 2024년
키워드 #루이제 린저   #얽힘   #북한   #밝은 독재   #유교적 전통   #김성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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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이 글은 루이제 린저(Luise Rinser)의 북한 여행기를 텍스트로 하여 독일의 비판적 지식인 사회와 재독 한인사회·북한 정부 3자의 상호 ‘얽힘’을 살펴보고, 그 속에서 북한이 어떻게 서구 문명의 한계를 넘어서는 동양적 사회주의의 모델로 탐구의 대상이 되었는지 국제 지성사의 맥락에서 파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재독한인 윤이상은 박정희 정부의 독재를 비판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한 국제적 연대를 위해 린저를 끌어들였다. 북한 정부는 서독의 명망 있는 지식인을 초대하여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반파쇼 반제국주의 국제연대를 강화하려고 하는 국제정치적 맥락에서 린저를 환영하였다. 린저는 그 초대에 응하면서도 주된 관심은 과연 북한이 소련식 사회주의체제를 넘어서는 대안적 사회주의의 면모를 지니는지 눈으로 확인해보는 데 있었다. 린저의 북한 이해는 동양을 서양의 타자로 설정하는 오리엔탈리즘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다만 그는 동양을 실재하는 타자가 아니라 서구 문명의 대안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사유의 장으로 활용함으로써, 오리엔탈리즘이 내포하고 있는 동양에 대한 서양의 우위성을 역으로 뒤집었다. 린저가 북한을 여행하면서 본 것은 실재하는 북한 사회라기보다는 그가 북한을 통해 보고자 원했던 그 자신이 꿈꾸는 인간의 얼굴을 한 사회주의였다. 린저는 북한의 전체주의적인 성격과 비억압성을 함께 목도하면서, 그 모순성을 ‘밝은 독재’라는 은유적인 단어로 표현했다. 북한의 인민들은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지도자 김일성이라는 초자아 속에서 자기검열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보았으며, 여기에는 유교적 전통이 작동하고 있다고 이해하였다. 이러한 이해 방식은 스즈키 마사유키의 수령제 사회주의론과 브루스 커밍스의 사회주의적 조합주의 국가론과 일맥상통한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