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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 여성 작가와 열전사회의 반공담론 ―김말봉의 『별들의 고향』(1953)과 임옥인의 『월남전후』(1956)를 중심으로

Post-war Female Writers and Anti-communist Discourse in a Hot War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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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민영
소속 및 직함 국민대학교
발행기관 국어국문학회
학술지 국어국문학
권호사항 202
수록페이지 범위 및 쪽수 137-175
발행 시기 2023년
키워드 #성장 서사   #월남   #재건론   #여성 지식인   #냉전   #계몽주의   #정동   #이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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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전후의 여성 작가들은 당대의 현실을 구체적으로 재현하면서 이를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전후 문학을 ‘순수문학’이라는 특정한 담론 내에서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들의 작품이 지닌 의미들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 지식인-여성 작가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하는 임옥인의 『월남전후』와 김말봉의 『별들의 고향』은 각각 탈출의 서사와 성장의 서사를 기반으로 해방 후의 상황을 재현해 나가는 동시에 위태로운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전망을 제시한다. 남한의 재건을 목표로 하는 이들의 서사에는 필연적으로 반공의 목표가 내포되어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정치적인 반공주의의 구획을 넘어서 문화적이고 정동적인 형태로 등장하는 현실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게 만든다. 『월남전후』는 임옥인의 북한체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북한 사회의 야만성을 재현하는데 집중한다. 하지만 이러한 야만적인 상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제국주의적 과거로부터 찾음으로써 공산주의에 대한 부정의 태도를 발전과 계몽을 향한 목표로 전환해 낸다. 이 과정에서 주목되는 것은 근대적인 삶에 도달하지 못하고 가난과 무지의 상태에 놓인 여성들에 대한 깊은 공감과 연민의 태도이다. 소설의 주인공은 이들에게 단순히 지식을 전파하는 것이 아닌 위안과 위로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으로서 계몽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 김말봉의 『별들의 고향』 역시 계몽주의적 태도를 기반으로 해방기와 전쟁기의 혼란한 현실을 재현한다. 이 과정에서 공산주의자들은 남한 사회의 혼란과 갈등을 유발하는 자들로 설정된다. 남성 주인공은 선명한 반공의 담론을 전제로 하는 재건의 주체로 성장하는 데 성공한다. 이러한 성장의 과정은 연애의 서사를 기반으로 서사적 긴장감을 확보하지만, 동시에 낭만적 사랑의 열정과 정념을 형상화하는 것에는 실패하게 된다. 반공 국민으로 성장하는 남성 주인공의 이면에서 낭만적 사랑의 정념을 체현하는 것은 공산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여성 인물이다. 『별들의 고향』은 반공주의적 재건의 논리 이면에서 기생, 혹은 기생의 딸로 불리는 여성들의 절망과 분노의 정서를 삽입한다. 이를 통해 정치적 이념을 통해 재현될 수 없는 현실의 비극성들이 드러난다. 임옥인과 김말봉의 소설은 한국 전후 문학에 대한 기존의 규정들을 위반하면서 전후 문학을 이해하는 또 다른 해석을 요청한다. 전쟁의 순간이 아닌 전쟁을 예감하는 것에서 시작되는 이들의 소설은 한국 사회가 경험한 열전의 경험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냉전적 질서의 내부로 수용되고 있는지를 드러낸다. 그리고 동시에 냉전의 체제 내부에서 설명되지 못하는 상태로 남겨진 혼란과 절망의 순간들을 재현한다. 이를 통해 이들의 작품은 전후 문학을 이해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목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