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1949년 소련에 우호적인 국제평화운동에 북한 대표로 참여했던 소설가 한설야의 한국전쟁 시기 평화담론을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전쟁 전야에 한설야는 한반도의 평화를 한반도의 통일과 등치시켰다. 평화적 방법에 의한 통일의 수사를 사용했지만, 평화에 이르는 길로 폭력적 방법도 배제하지 않았다. 북한은 남침 직후 한국전쟁을 내전으로 정의했고, 정의의 전쟁과 조국해방전쟁 담론을 동원했다. 한설야는 북한 당국의 한국전쟁에 대한 정의를 충실히 수용하면서, 그의 평화담론을 반미담론과 국제연대담론으로 구성했다. 반미담론은 미국과 미군을 “식인종” 으로까지 악마화하는 급진적 반미주의였다. 국제연대담론에서는 국제평화운동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한국전쟁을 북한식으로 정당화하고자 했다. 그러나 한국전쟁이 교착상태에 이르자 전쟁의 즉각적 종식을 요구하는 일시적 절대 평화주의자의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