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디지털 여가는 김정은 시대 정보화 기기의 보급, 컴퓨터 교육의 의무화, ‘사회주의문명국건설’ 담론이 맞물려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 부상했다. 이 연구는 북한에서 게임이라는 디지털 여가가 어떻게 가능하게 되었는지 주목한다. 북한 디지털 여가 공간 생성이 갖는 혼종적 성격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정보화 관련 시설의 확충 과정에서 발생한 PC방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의 민간 의존은 국가와 시장 간 공생관계를 보여준다. 둘째, 해외 게임을 모방하면서도 사회주의 가치를 유지하고자 하는 노력은 ‘북한식’ 세계화를 함의한다. 셋째, 디지털 여가 공간은 시장화 이후 성장한 중산층의 욕구를 수렴하면서도 그들의 소비를 추동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다. 넷째, 디지털 여가의 이용은 북한의 지역 격차와 계층화가 가시화 되는 현장이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화-지역화, 국가-민간, 계획-시장 사이의 중간 지대(in-between space)가 확대되고 있음을 함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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