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의 목표는 1953년 7월 정전 이후 『조선문학』에 수록되었던 기행문·번역문학을 분석함으로써, 북한-동유럽 간 문화교류를 고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소련·중국 위주로 논의되었던 북한의 문화교류 양상을 타 지역과의 연관 하에 폭넓게 규명하고, 전후 복구 및 사회주의 기초 건설 과정에서 북한이 세계문학 네트워크를 통해 어떠한 영향력을 주고받았는지를 살펴보았다. 또한 북한 문학자들이 정전 이후 재개된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와의 문화교류를 통해 각자의 세계-내-인식을 구축했던 과정을 아울러 검토했다. 이러한 연구는 그간 폐쇄적 체제를 영위했다고 알려졌던 북한의 대외관계를 동유럽 네트워크에 입각하여 재고(再考)하는 한편, 분단 너머 ‘사회주의 세계문학’을 향해 국문학 연구의 외연을 확장함으로써 한반도 문화교류의 궤적을 총체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시도라는 측면에서 의의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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