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민속공원의 건립과 해체는 김정일과 김정은 시기 북한의 문화유산 정책 변화의 중요한 사례이다. 관광을 활성화하고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하기 위해 계획된 이 공원은 김정은 시대에 애국주의 교육의 상징으로 자리 잡아 정권 안정화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2016년 그 해체는 단순한 정치적 이유뿐만 아니라, 북한의 문화 정책 변화와 이 공원이 지니고 있던 상징성과도 연관되어 있었다. 2019년 헌법 개정에서 "복고주의적 경향"을 반대하는 문구가 삭제되었지만, 평양민속공원에서는 이미 봉건 지배계급의 문화유산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한 이 공원은 남북한의 역사적·문화적 요소를 모두 포함하여 “김일성민족”이라는 서사 아래 한반도 전체의 역사를 통합하고자 하였다. 공원의 파괴는 복원 과정에서의 형식미와 완결성 결여 문제와 전문성 부족이 원인이었을 가능성도 제기될 수 있다. 또한, ‘평양시간’의 등장과 '우리국가제일주의' 제기 이후 본격화되고 있는 2국가론 2민족론 출현의 전조 현상으로의 관련성도 추측할 수 있게한다. 결국 평양민속공원의 사례는 정치적 필요에 따라 변모하는 북한의 문화유산 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며, 애국주의 교육과 체제 안정화를 위한 도구로 민족유산이 지속적으로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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