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코로나 시기인 2020~2022년 사이에 『조선문학』에 발표된 텍스트를 중심으로 김정은 시대 북한문학에 나타난 과학기술자 형상화 양상에 대해 고찰하기 위해 작성된다. 2020년대 초반 북한은 2016년 제7차 당대회 이래로 2021년 제8차 당대회를 전후한 최근까지 ‘제국주의 봉쇄’와 ‘북미 정상회담의 좌절’을 넘어 지속적으로 과학기술 강국에 대한 기대를 표명하고 있다. 그리하여 『조선문학』에서도 지속적으로 ‘과학기술 지향’을 드러내는 문학 작품들이 게재되고 있기 때문에 이 연구는 북한문학의 동시대적 현장을 독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적 접근에 해당한다. 단편소설에서는 먼저 ‘청년 과학자의 두 양상’으로 조훈일의 「흰눈처녀」에서는 금속 연구를 위해 헌신하다 ‘탈모와 가스 중독’으로 병상에 누워 있는 여성 과학자 형상의 의미를 분석하였고, 과학환상소설인 리철의 「더 높이 더 빨리」에서는 지구에서 의견 충돌로 내적 갈등을 벌이던 두 청년 화학자가 우주 비행에서 의기투합을 벌이는 내용을 통해 입체적 인물의 성격을 분석하였다. 두 번째로 ‘수령형상문학에서의 과학 인재 형상’으로 김혜영의 「행운」에서는 ‘김정일의 지도’로 ‘현대판 홍길동’처럼 전국 곳곳으로 출장길에 오르는 과학자 가장의 헌신적인 노력과 그 이면에 깔린 아내의 희생을 주목하였고, 송혜경의 「인재」에서는 ‘미래 과학의 선구적 인재’를 ‘오늘의 국가과학자’로 선정하는 김정은 수령형상이 내포하는 의미의 구체성을 분석하였다. 시에서는 리명옥의 「내가 아는 녀성공학박사」와 렴형미의 「과학자의 집」을 주목하였다. 두 시인의 작품에서는 ‘여성공학박사’의 광물에 대한 헌신적 탐구,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킨 부부 과학자 내외의 이야기 등이 시적 종자로 포착되면서 여성 과학자 특유의 섬세함과 모성적 희생의 노력이 형상화된다. 결국 문학작품 속에서 드러난 ‘과학기술자의 형상’은 지도자(김정일 또는 김정은)의 인민 사랑이 전제되긴 하지만, ‘개별 과학자의 헌신과 희생, 신념에 찬 노력’을 기반으로 제국주의 봉쇄를 넘어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을 건설하기 위한 분투로 포착되고 있음이 드러난다. ‘과학기술자 형상화’는 김일성과 김정일 이래로 김정은 시대에 이르기까지 북한식 ‘과학기술 강국’에 대한 강조 속에 대내외적 고립을 넘어 자력갱생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북한식 특유의 자구책에 해당한다. 여전히 ‘과학자와 기술자’가 농업, 어업, 임업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새로운 인재’로 생산력의 비약적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것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전민과학기술인재화’의 모토 속에 ‘인민대중제일주의’를 실현하려는 ‘김정은의 영도’가 ‘인민사랑’의 위민 정신 속에 핵심으로 자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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