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1960년대 대규모 북송사업인 귀국사업 이후, 귀국자 출신의 북한 작가들이 쓴 ‘귀국자’서사에 주목한다. 이때 ‘귀국자’서사는 ‘귀국자’ 출신의 ‘귀국자’작가가 쓴 ‘귀국’ 이후의 북한에서의 삶에 관한 서사를 의미한다. 이러한 구분은 북한 출생의 작가와 ‘귀국자’작가 사이에 서로 다른 맥락과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전제로 한다. 국경을 넘어 민족의 가치를 강조할 필요가 있는 시기에 ‘귀국자’작가의 텍스트가 호명, 게재되는 정치적 맥락과 북한의 문학장에서 ‘귀국자’서사가 작가의 자전적 진실을 담보한 서사로서 여겨지는 점을 고려해야 하는 까닭이다. 특히 이 글은 작가 자신의 자전적 서사를 활용하고 있는 ‘귀국자’작가로 평가되는 강귀미의 소설에 주목한다. 강귀미의 소설은 일본에서의 유년시절을 통해 재일조선인들이 받는 차별과 고난, 그리고 ‘귀국’ 이후에 되찾은 삶에 대한 가장 전형적인 ‘귀국자’서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의 서사는 아버지와 가족의 개인적 진실을 담보로 당대의 사회에 대한 비판과 독자들을 향한 위로를 동시에 읽을 수 있는 전유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로써 강귀미의 소설은 자전적 진실을 활용하여 ‘귀국자’ 출신의 작가가 살아가는 현재에 대한 여성 ‘귀국자’작가라는 마이너리티적 목소리를 드러내는 텍스트로서 그 의의를 지닌다.
카카오톡
페이스북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