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정권의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은 대외환경의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려우며, 2002년 7.1 조치의 계승과 진화라는 점에서, 새로운 전환이 아니라 과거의 지속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우리식 경제관리 방법이 등장했던 시기는 주로 국내적인 차원에서 경제정책의 질서를 회복하는 시기로 평가할 수 있다. 김정은 시기는 병진 노선을 유지하면서, 민간의 소비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소비재 생산의 자율성과 경영권을 보장했고, 소비재 시장을 합법화해서 유통체계를 개혁했고, 국영상점과 소비재 시장의 벽을 허물었다.2019년 2월 하노이 회담의 결렬로 협상국면은 실패했고, 협상국면이 시작할 때 제시한 경제건설 총집중노선에 담긴 의도는 현실화하지 않았다. 투자의 우선순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제재 완화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북·중 경제 관계도 2017년의 포괄적 제재 상황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런 측면에서 2018년 경제건설 집중노선은 ‘새로운 노선’이라는 공식 담론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달라진 것은 없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북한의 국내경제 정책은 김정은 집권 시기의 특징을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 계획 능력을 강화하면서 소비재와 농업 분야의 분권화를 유지하고, 핵심 산업 분야에 대한 우선 투자와 소비재 분야의 시장화를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 외교정책과 경제정책은 대외환경의 개선 수준에 따라 상관관계가 달라질 수 있다. 한반도 정세의 교착이 지속되면, 북한은 개방을 추구하기 어렵고, 그렇게 되면 북한의 경제정책도 수출지향이 아니라 수입대체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 다만 달라진 북방 삼각 협력에 따라 관광 개방을 포함하는 북방권에 제한적인 개방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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