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오늘날 보수적인 정치 보수정치와 기독교적인 충성을 너무도 밀접하게 연결시킴으로 인해 교회의 불건전한 정치화라는 위기 앞에 서있다. 한국교회가 이런 모습을 갖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남북분단과 6·25 이후 교회에 깊이 뿌리내린 반공 이념이다. 반공은 교회 안에서 단순한 사회정치적인 이념을 넘어서서 기독교적인 절대 진리로 이해되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자본주의, 민주주의, 자유 시장경제 심지어는 친미주의 등의 특정한 정치이념들이 기독교적인 진리로 종교화되고, 이것이 SNS와 유튜브 등의 매체를 통해 확산되면서 정치에 관심이 없던 일반 교인들조차 이런 왜곡된 정보와 가르침에 방치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국가와 교회를 분리하는 정교분리에 뿌리를 두고 있다. 국가와 교회는 결코 분리될 수 없는 것임에도 미국의 정교분리와 루터의 두왕국설 모두 분리를 명시함으로 둘 사이의 건전한 방향 제시를 간과하였다. 이로 인해 교인들은 공적인 영역과 분리되어 탈정치적인 소시민적인 신앙에 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정치에 대한 무지는 정치를 단순화하는 우를 범하게 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특정한 이념을 종교화하고 그로 인해 교회가 정치화되는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한국교회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섬김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 정권을 악과 마귀로 믿고 있는 그리스도인이, 인내를 갖고 북한과의 평화적인 관계와 공존을 지향하는 정책, 궁극적으로 평화적인 통일을 도모하려는 정책을 지지하기 어렵다. 도리어 힘의 우위를 앞세우는 대결 정책, 싸워서라도 상대방을 없애려는 전쟁 정책을 지지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한국교회를 치유하기 위해 국가와 교회의 분리가 아니라, 국가와 교회의 성경적인 건강한 긴장 관계, 그리고 그리스도인의 올바른 정치적인 책임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여기에 바르멘 5항은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교회는 정치를 정치의 영역으로 이해하고 모든 정치원리와 이념이 이성을 근거한 것임을 인정하면서 상대화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과 정치 현실 이 두 가지 영역을 잘 이해하고 그 유사성을 찾아내면서, 국가를 허락하시고 세우신 하나님이 원하시는 공의와 평화의 길을 국가에 제시함으로 예언자적인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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